본문 바로가기

이 책 좋더만

'누운배' 조직이 망하는 특징이 다 있다.

누운배는 그 이름 그대로 양적 성장에 집착한 한 조선회사가 무너지는 과정을 꽤 디테일하고 실감있게 그린 작품이다. 직접 조선소에서 근무한 작가의 경험이 소설의 리얼리티를 선명하게 해준다. 조선업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할만큼 재미가 있다. 누운배는 시스템은 부재하고 모든 합리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은 배제된채 조직내 정치만 난무하는 조직의 특성을 보여준다. 소설의 시작과 함께 성공을 상징하던 거대한 배는 그대로 기울어져 바다에 반이 잠겨버린채 위기로 시작을 한다.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식에서 시스템은 아무 의미가 없고 정치에 의해서 조직은 움직이며 결국 앙상하게 망가지고 만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이 소설은 ‘세월호’라는 아픈 상흔을 되새긴다. 구성원에 의해 시스템은 얼마든지 망가질 수 있고, 설마하는 비극은 우리곁에 언제든 다가올 수 있다. 


가라앉기 시작하는 배에는 무언가 특별한게 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모순과 불합리함들이 난무하고, 가라앉은 배로 인해 닥쳐온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를 못한다.  조직은 생각보다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모순되는 것 투성이인가. 내부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를 버리고 떠나기 시작할 때 진정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소설속에서 그런 말로가 그려지지는 않지만, 어느 조직이든 시스템이 잘 정비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사람이 떠나기 시작하는 조직은 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시스템을 늘 말하지만, 실상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은 사람이다. 잘 짜여진 시스템도 사람이 바뀌면 아무 의미가 없다. 사람이 먼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