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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 에세이

32 빗소리

비소리가 참 싱그럽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후두둑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도 한데
조용히 집중해서 들어보면
그만한 큰 소리가 없고
그만큼 온 신경을 
모으는 소리가 없어요. 
밤잠드는 시각 
그만큼 편한소리도 없죠.
사람들은 모기만한 소리라는 말을 해요
근데, 모기입장에서는 
죽는 한이 있어도 
자기 사는대로
당당한 소리에요
여름의 길목,
가만히 새겨들어보면
모기소리만큼 
정말 큰 소리가 없어요.
가벼워 보이고, 
의미없어 보이는 
일같아도, 
신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에
그보다 더 큰 일이 없고
그보다 더 큰 소리가 없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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