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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 에세이

15 미디어는 왜 변화는가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진보때문이 아니다. 개인과 집단의 사고체계가 전환되고 있다. 뉴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플랫폼에 대한 개념정리가 진행중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레거시’ 개념의 플랫폼 - 라디오나 tv같은 - 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전통 미디어 개념조차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전자는 보수적인 접근이다. 요즘 유행하는 스낵 영상은 파편화 되어 있어서 본 영상에 대한 요구는 필수불가할 것이라고 본다. 영상을 제작하는데 있어서도 ‘스낵영상’을 위한 제작 호흡과 긴호흡을 바탕으로 하는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은 다르다고 본다. 긴호흡으로 만들어지는 영상은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광고에도 유리하다. 그리고 그 ‘오리지널’ 영상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생산된다. ‘오리지널’ 컨텐츠안에서 다양한 스낵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스낵영상'이 ‘오리지널’ 영상으로 연결을 할까. 스낵영상에 대한 환호는 ‘오리지널’ 영상에 대한 관심을 불러 올 것이고, 그래서 유인 될 것이고 결국,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선호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의 ‘오리지널’ 컨텐츠에서 추출한 1분30초짜리 소녀시대 등장신은 조회수가 수십만건이었지만, 오리지널 컨텐츠의 조회수는 높지않다. 대중은 짧은 '스낵영상'을 티저영상으로만 보지 않고 그 자체를 만족스런 ' 오리지널' 컨텐츠로 본다.



뉴미디어시대에 선택의 칼자루는 개인이 갖기 시작한다. 전통미디어는 프레임과 아젠다를 선정한다는 측면에서 권력화되었다. 대중은 독점적인 몇개의 언론이 제공하는 해석을 따라 생각해 왔다. 과거에 대중이 접하는 미디어는 신문사를 포함해도 30여곳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에서 쏟아져 나온 뉴스매체만 5천여개가 넘는다. 어느 매체에서 나온 소식인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대중은 소셜을 기반으로 확증편향성을 보이며 자신이 원하는 뉴스, 자신이 보고싶은 뉴스만 골라서 본다. 그 뉴스는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집단으로 묶으며 대중은 비로소 미디어가 제공하는 ‘프레임’이나 ‘아젠다’로 부터 자유를 맛보기 시작한다. 쿠텐베르크의 활자가 중세시대 성경의 폭발적인 번역을 이뤄냈고 이는 독점적이었던 신의 계시를 개인들이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면서 사고의 확장을 이뤄냈고, 종교개혁을 불러왔다. 또한, 활자를 통한 책의 대량보급은 르네상스 시대로 이어지게 됐다. 새로운 미디어의 출연은 정보와 해석의 대량보급이라는 또다른 역사의 전환점이다. 단순히 기술적인 의미를 넘어 사고체계의 확장, 해석의 자유을 열었기에 미디어는 더욱 파격적으로 파편화되고 분화될 것이다. 상황에 대한 해석은 누구나 집단을 이뤄내며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맞본 개인은 이제 그 권한을 특정 매체에게 주는게 아니고 스스로가 재생산 하기를 더욱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매체들은 방법적인것만 차할뿐 프레임과 해석의 확장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여전히 대중을 조정하고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권력욕은 과거의 방식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자신들이 이뤄내는 작은 변화들과 이전부터 누려오는 지위들로 새로운 시대의 변혁에 둔감해진 전통 미디어는 결국 새로운 매체들로 급속히 재편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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