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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 에세이

9화 몸살

몸살

마음은 포로이다. 영락없는 인질이다. 상채기가 나서 긁힐때, 지독하게 아프고서야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임을자각하게 된다. 

거울앞에서 자신을바라보면 낯설 때가 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분리. 육신으로 부터 가끔 생기는 틈. 누가 주인이냐에 따라 거울에 있는 저 사람은 다른 말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할터. 전기자극처럼 육신이 불편해지는 날이 되어서야 비로소 낯설음을 자각하게 된다.배를 곯을때는 부지런히 채워야 하는 것들로 마음은 인질이 되고, 사랑을 목말라할때는 사랑을채우기 위해 몸은 앙탈이다. 하지만 속절없이 몸이 불편해지고서야 기운없는 육신이 인질범임을 알게된다. 사고는 육신의 방안에서 자유로울 뿐이다. 

이른 새벽 흔들리는전철안에서 여러 노인들이 멍하니 공간을 응시한다. 젊은 사자는 늙은 우리에서 나올수가 없다. 서늘한 봄날 새벽, 두터운 털옷같은 육신을 짊어지고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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