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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 에세이

교회가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


마태복음 26장에는 예수님의 일생중 중요한 대목 최후의 만찬과 겟세마네 기도 그리고 드디오 체포당하시는 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자신앞에 예정된 고통스런 일들이 시작되려는 순간 그분이 계신 곳이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이었다고 마태는 기록했다.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일생을 보면 가장 소외되고 천한 자들의 집에 머무시고 함께 하셨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예수님이 심판에 대해서 언급하실 때 양과 염소를 이야기 하시며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게 될 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들었던 비유는 주린 자에 관한 이야기셨다. 주릴 때 목마를 때 즉 지극히 작은자 하나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라고 하셨으며, 지극히 작은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내게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셨다. 그정도에서 마치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악인과 의인이라고 하시면서 하나는 영벌에, 하나는 영생에 들어가리라고 하셨다. 


예수님을 따라가다보면 예수님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으셨을까싶다. 위선의 가면을 쓴 종교비즈니스꾼들의 독하게 비판하셨고, 지극히 작은 자들의 아픔을 잘 이해하셨다. 종교적인 틀보다 사람을 먼저 여기셨다. 복음서가 감동적인 이유는 사람에 대한 예수님의 이해때문이다. 성령의 열매를 강조하시는 것도 사람이 사람을 대하기 위해 변화되어야 하는 인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셨던가. 기도하자고 데려간 제자들이 꼴사납게 졸고 있는걸 보면, 기합정도는 한번 줄 법도 하다. 자기에게 닥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가뜩이나 심란할텐데 제자라는 것들이 얼마나 한심하고 열통터질 일이던가.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이 하신 일은 측은지심이었다. 바리새인들이 창녀를 끌고와 서슬퍼렇게 공격할때도 예수님이 하신 일은 창녀를 품어주시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말씀이셨다. 어떤 종교적인 의식이나 교리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으셨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셨던 분이 예수님이었다. 종교가 틀에 갇히고 제도에 매이기 시작하면 종교성은 독버섯처럼 자랄 수밖에 없다. 예수님의 삶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었다. 그것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라고 누누이 제자들을 가르쳤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비유를 드셨고,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지정하시면서 사랑 희락 온유 오래참음 양선 화평 충성 자비 열매를 맺으라고 하셨다.


교회가 문학작품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문학작품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하기 좋은게 없다. 사람의 희로애락은 피상적으로 접근해서 알 수 있는게 아닌데, 같은 얼굴 같은 미소, 같은 주문을 외우며 가면을 써야하는 교회에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라는건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허나. 우리 살아가는 시대가 꽃같은 사람들이 매일 매일 숱하게 자살하는 시대이다. 교회가 부흥하고 번성하는 시대에 매일 40명이 자살하는 시대는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자신의 학력, 명예, 소득 때문에 낮은 자존감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시대라면 예수님은 그 시대의 풍조를 향해 ‘독사의 새끼들아’라고 외치지 않으셨을까. 경쟁하고 노력하는 시대니만큼 어쩔 수 없다라고 해도 그 깊은 사람들의 마음을 교회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섬처럼 고립되어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거두절미한 주문, 구호만이 아니라, 그 아픔과 상처에 대한 인간이해가 있어야 한다.  당시로써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이 지극히 낮고, 약한 자들과 함께한 예수님처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포용이 있는 곳이 교회여야 한다. 모두 만나볼 수 없고, 모두 찾아갈 수 없기에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아야 하고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가슴과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 어떤 예술이라도 마찬가지지만, 교회가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그래서이다. 복음을 외치기 전에 누군가를 이해하고 그를 품어줄 수 있다면 저리 가라고 떼밀어도 기어코 쫓아오지 않겠는가. 구름같이 허다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그다지도 쫓아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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