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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좋더만

'매일 아침 써봤니?' 중년에게 주는 희망


 이 책은 블로그에 관한 책이다. 현직 김민식PD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블로그를 소개하는 동기부여서라고 해야할까. 글을 쉽게 쓴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일상적인 언어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며 설득한다는건 쉽지가 않다. 이 책이 가지는 미덕은 그 쉬운 언어들이다. 쉬운 언어들로 친절하게 자신의 경험과 유익을 나누는 친구같다.

우리 시대 중년이라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학교를 졸업하기까지가 제1의 인생이고, 직장생활하는게 제2의 인생이라면, 정년이후의 삶은 제3의 인생이다. 공부 잘 하던 학생이 사회생활 잘 하는게 아니듯이, 어느 직장을 다니고 어떤 직장생활을 했느냐가 제3의 인생을 저절로 결정하지 않는다. 3의 인생은 단순하다. 다시 준비하고 대비해서 설계해야하는 마지막 기간이다. 그렇게 마지막 인생의 출발점에 또는 막 출발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하다. 글을 쓰자는 것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자는 것이다. 자신이 왜 블로그를 하게 됐으며, 블로그가 자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됐는지 소박하고 유쾌하게 떠벌린다.

예전에는 글을 쓴다고 해도 그것을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었는데, 지금은 블로그라고 하는 1인 플랫폼이 생겼기에 가능하다. 개인이 글을 쓰고 출판과 홍보까지 무료로 가능해진 세상이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까, 어떤 분야가 됐든 자신이 경험하고 지나온 일들이 글감이 되고, 놀이처럼 반복을 하다보면 글은 저절로 성장하게 된다. 자신의 살아온 시간들을 유쾌하고 즐겁게 예로 들기에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 실패해온 숱한 것들이 재료가 되고 그 재료를 소박한 글감으로 삼는다면 누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치 저자처럼. 나아가 그렇게 만들어지는 블로그가 어떤 의미를 갖게되는지 어떤 미래를 꿈꾸게 하는지 친절하다.

저자의 글은 유쾌함을 준다. 드라마 PD라는 타이틀 뒤에 거드름 피우는 것도 없고 불편하게 눈을 내리깔지도 않는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설계나 구상으로 현실감 없는 설교도 하지않고, 그저 술 한잔 마시는 친구에게 자신이 경험한 신나는 일들을 재미있게 이야기 하는 수다쟁이 친구같다. 나도 하는 판에 너도 할 수 있다는 맘 착한 조바심내는 친구가 한 명씩은 있지 않던가.

블로그가 1인 미디어의 한 방편이라는 것은 새로운게 아니다. 솔직하고 유쾌하고 친절한 친구의 구어체가 그대로 담긴 부담없는 책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