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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준비

배드민턴을 할 때 고수와 하수의 차이중 하나가 바로 준비다. 꼭 배드민턴만 그런건 물론 아니다. 어떤 운동이 됐든지 다음 움직임이나 다음볼에 대한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가 나뉘어진다. 고수는 다음 볼에 대한 길도 예측도 하기에 체력낭비도 적다. 배드민턴을 할 때 높이 리시브가 되면 힘을 다해 스매싱을 하고, 그 한방으로 득점을 기대한다. 상대가 받지를 못하거나 잘 못 받게 되라고 힘을 다해서 스매싱을 하게 된다. 하수일수록 그렇게 힘이 들어간 스매싱이 삑사리가 나거나 네트에 걸리거나 드라이브성으로 가기 십상이다. 그런데 스매싱은 그렇게 한방으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느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리시브가 가능하다. 스매싱 한 공이 리시브 되어 돌아오는 경우,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짧게 떨어질 수도 있고 길게 넘어올 수도 있고 반대편으로 드라이브 당하기도 쉽다. 한번 스매싱으로 모든 걸 끝내려고 하면 앞 볼을 잡을 수도 없고 다음볼을 연속해서 스매싱할 수도 없고 크로스로 드라이브된 볼을 쫓아가기도 힘들다. 문제는 그렇게 준비없이 친 콕은 멀리가지 않고 짧게 상대 코트로 향하게 되고 결국 결정타를  맞는다. 전진플레이에서 헤어핀을 놓든 푸쉬를 하든 콕은 한번에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수일수록 자신이 놓은 볼이 성공을 했는지 안했는지에 관심이 가서인지 다음 콕에 대한 준비가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번 놓은 헤어핀후에 다음 볼을 준비하고 한번 스매싱후에 다음 콕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한 방은 오히려 내가 다루기 힘든 콕으로 돌아오기 쉽다. 그래서 특히나 전위 플레이어는 언제나 준비가 되도록 팔을 들고 있으라고 한다. 팔만 들어도 한 급수가 올라간다고 하지 않던가. 



준비 준비. 어떨 때 준비가 가장 필요할까. 상대가 공격을 해올 때 당연히 준비가 필요하다. 수비를 해야하니까. 하지만, 정말 준비가 필요할때는 공격을 할때이다. 달리 말하면 내게 찬스가 왔다고 생각할 때 잊으면 안된다. 내게 주어진 공격찬스가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힘을 모은 한 방은 그 에너지 그대로 빠른 속도로 나의 허점을 파고든다. 준비안된 갑작스런 수비는 발란스가 무너진 상태여서 상대에게 찬스를 허용한다. 나에게 주어지는 찬스는 기회일 수 있지만, 내게 위기가 되기 쉽다. 준비없이 무엇인가에 몰입이 되면 어떤 일에 대해 균형감을 잃을 수 있다. 

다음 것에 대한 준비, 다음 일에 대한 준비. 준비한 사람만이 진짜 기회를 잡는다. 원하는 것은 한번에 이뤄지는 법이 없다. 한 번 두 번 이어지는 과정에서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이고 이뤄가는 것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건 한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정말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건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