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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좋더만

[영화] 드니빌뇌브 시카리오, 진짜 두려움이 무엇인가




FBI '케이트'는 마약카르텔을 수사하고 소탕작전을 벌이지만, 잔인무도한 학살의 현장에서 아무런 단서를 찾지못하고 오히려 동료들만 잃게 된다. 어느날, ‘케이트요원은 마약 카르텔을 잡는 작전에 참여를 하게 되지만, 알수없는 작전 수행과 그 방식에 당황을 하게되고 점점 그 작전의 실체를 발견하면서 분노를 하게 되는데

 

 

스릴러물의 긴장감이 고도로 절제되어져서 더욱 숨막히는 영화 시카리오' 공포스런 도시가 전혀 과장되어 보이지 않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살벌함이 아닐까. 조각난 시체가 고가다리에 매달려도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는 사람들, 저녁이 되면 저녁노을 맞으며 시가전이 벌어지는 도시의 불꽃을 구경하는 것. 사람들이 갖게 되는 진짜 공포감은 내게 익숙한 것들이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이라는 것을 확인할때일 것이다. 그것이 극적이고 폭력적으로 표출되기보다 어느새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익숙한 일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감정이라는 것은 발산되고 폭발할때 현실감을 벗어나 거리감을 주고 정화작용을 한다. 내게 벌어지지 않은 일들에 대한 사람들의 극한의 감정을 관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그런 것들이 생략이 되어있다. 염산으로 죽은 딸이나 목이 잘려죽었다는 알레한드로의 감정선이 생략되어있고, 자신 앞에서 죽은 두 아들과 아내를 바라보는 알라르콘'의 얼굴에서도 감정선이 극도록 절제되어있다. 특히, 마약 카르텔의 부패한 경찰관이었던 한 아이의 아버지의 죽음과 그 아버지의 부재에도 언제나처럼 축구를 하는 아들의 일상에서 보여지는 무표정한 얼굴이야말로 우리 안에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정서가 소멸되고 그 자리에 얼마든지 비상식적인 것들이 상식적이고 평범한 것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보여준다 요란한 총소리에 잠시 중단했던 축구경기를 호르라기 소리에 맞춰 다시 아무렇지 않게 경기를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모습이 언제나 가능한 우리 일상일 수 있다는 두려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스로 늑대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 그 후아레즈 세상으로 케이트'와 함께 인질아닌 인질처럼 끌려다닌 관객은 긴장될 수밖에 없다.


 


웰컴투 후아레즈"라고 말하는 알레한드로'의 대사는 그래서 묘하게 불편하다. ‘후아레즈'라는 암살자의 도시는 비밀스럽고 모호하기만 하다. 악을 처단하는 정의의 방식이 악을 닮았고, 악이 갖는 평범성, 평범한 가정의 모습은 정의가 갖고 있는 바로 그 익숙한 풍경이 아니던가. 악안에 선이 담겨있고, 선안에 악이 담겨있는 그 경계가 모호한 도시 후아레즈'. 아무것도 모른채 작전에 끌려다니며 그 작전에 정체를 알고 나서 분노하고 당황하는 케이트'처럼 관객의 불편함은 그 모호한 경계에 대한 질문때문이 아니었을까.


 


정의와 악이 필요에 따라 모두가 늑대처럼 되어버릴 수 있는 도시. 총싸움과 액션이 버무려져야할 상황이 일상처럼 사실적이고 절제되어져서 보는 관객의 숨통을 조여오는 영화 시카리오', 악이 갖는 평범성, 정의가 갖는 이중성, 그 현장에 인질이 되어 따라다녀야 하는 관객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른다